개념있는 세상

마가렛 할매와 존 할배의 집에 머무르면서, 오전에 일이 끝난 후 점심식사 이후엔 집에 있느니 밖에 돌아다니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한 곳에 1,2주 이상 머무르기가 힘들기도 하고 그럴 필요도 없어지는 이유 중 하나인데, 그 기간동안 머무르게 되면 그동안의 자유시간동안 주변의 모든 명소들은 모두 가보게 되므로 더이상 여행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여하튼, 지난 포스트에 이어 군데군데 들렀던 곳들의 기억을 되살려 보기로 한다.

우프집이 있었던 Flaxton에서 아주 가깝던 Mapleton의 한 도로변.

사실 할매가 너무 집착증 스럽게(?) 일을 피곤하게 시키는 바람에 더 괜찮은 우프집으로 이동을 할까 알아보다가 찾은 좋은 조건의 집이 메이플턴에 있어서 잠시 들르게 된 것이다. 호스트가 여행중이라 잘 풀리지 않고 계속 할매집에 머무르게 되긴 했지만,, 동네라서 겸사겸사해서 들러봤다.

그 호스트의 집앞에서(OK하면 바로 직접만나보려고 했던 것..ㅋ) 전화통화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차옆에 웬 말들이!!!

동물이 다같이 날 쳐다봐서 뻘줌함을 느꼈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튼, 말들에게 간단한 목례로 인사를 한뒤 출발!

 

이곳은 McCarthy's Lookout.

이전에 말했듯이, 호주에는 lookout들이 많다. 확트인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탄성이 절로 나오는 걸 즐기는지라, 여행 중에 lookout이 지도에 있으면

별다른 급한 일이 없는 이상 웬만하면 들르곤 한다.

이곳도 그냥 가는 길에 있어서 그냥 들른 것.

 

 

사진으로 전달할 수 없다. 그냥 참고하길.

 

 

이곳은 메이플턴 폭포 국립공원(?? 해석하면 그리되는가;)

동네에 있는 "국립"공원이라 한번 와봤다. 별건 없더라마는..

이 나라는 또한 아무리 작은 시골 동네라도 주변에 국립공원 하나쯤은 있는 것 같다. 땅이 하도 넓고 태초에 생겨먹을때부터 아름다운자연을 타고 났으니,

또 그걸 잘 관리해왔으니, 이렇게 많은 국립공원이 있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리고 여기의 국립공원들은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여서 유명한 곳"의 의미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이 여기 있으니 국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제대로 보호해주어야 하는 곳"의 의미가 훨씬 강한것 같다.

 

 

그냥 둘러보려고 길을 들어섰다가 거의 한시간가까이 걸어다녔던 것 같다.

땅덩어리가 하도 크니, 어딜 가도 좁고 작고 짧고 낮고 답답하고 이런게 없는것 같다. 다 크고 길고 넓고 높고 멀고 ...; 뭐든지 다 크다 여긴..

 

크다.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궁금.

 

 

시원하다..

 

날고싶다..

 

 

여기는 Maleny.

유명한 곳인데, 뭐 별건 없다 여기도.. 그냥 읍내..

 

 

 

 

 

다시 찾은 물루라바 비치.

도로만 쭉~ 보이다가 저 신호등이 딱 보이면서 파란 바다가 딱!!! 보일땐 혼자 "아오..." 탄성 나온다..

나는 이 탄성이 나오는 신체적 정신적 과정을 이 나라와서 처음 겪어봤다. 안 본 사람은 모른다..

가질 수 없음에 나오는 짜증 + 경탄섞인 탄성 + 머리속에 기억속에 담긴 하지만 백프로 담을 수 없다는 걸 인정하면서 나오는 탄식.. 머 대략 이런거인듯..

여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신체 반응이다.

 

여유 그 자체이다.

 

사진 중앙에 비키니 녀를 놓으려고 의도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어딜가든 어느 시간대에 가든 어느 날에 가든 차가 많든 적든 관계없이, 차 댈 곳이 없어서 못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곳은 Howells Knob Lookout.

위에 말했듯이, lookout이 있으면 웬만하면 들르는데 모든 곳이 아주 아름답거나 경탄을 자아내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곳은 한달이 지난 지금도 가장 아름다웠던 lookout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도착했을때 눈앞에 뙇!!!! 펼쳐진 모습을 보라...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사진에 속한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지만 촬영 방향에 따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아이폰 카메라때기로 찍어놓고 사진 좀 아는척;)

개인적으로 태양보다는 어둠을 좋아하는 나로선 위 사진을 더 선호하긴 한다.

듬직하게 날 이끌어 주는 내 차와 잠시 쉬어가는 공간의 조화, 그리고 구름.. 여유와 평화가 넘친다.

 

뭐 이 사진도 나쁘진 않다.

 

 

 

자, 이제 마가렛 할매의 집을 떠날 때도 머지 않은 것 같으니, 남아있는 날동안 못가본 명소들을 다 들러보기로 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이날은 집으로 돌아간다 :)

Posted by 태인배

하루에 몇시부터 몇시까지 몇시간씩 일주일에 몇일 일하도록 해라, 라는 딱딱한 규정을 좋아하지 않던 마가렛 존 부부는, 하루는 나보고 갑자기 주변좀 둘러보러 나가라고 했다. 그래서 아무런 계획없이 오전에 길을 나섰다.

 * 지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이날 하루만에 들른 11군데의 명소들이다. 좌측 상단의 플랙스톤은 호스트 집(출발지) :)

 

 

Montville 타운을 통해 지나가는 여정이었으므로, 이곳 Information Centre를 들러서 지도도 챙길 겸 잠시 둘러보았다.

작은 읍내지만 이것저것 아기자기한 장소들이 많았다.

 

평화롭네요..

 

너무 시끌벅적 하지도, 너무 한적하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

 

주변에 꼬맹이들 학교도 있었는데, 뭔가 자유로워 보였다. 이후에 여기저기서 들은 말이지만, 정말 자유롭다고 한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 점수 및 등수의 추구 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자다가 그냥 작업용 썬그라스 대충 얼굴에 끼우고 나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Balmoral Lookout.

호주는 워낙 광활한 자연 그 자체에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보니, 여기저기에 자연경관이 훌륭한 곳들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들러서 볼 수 있도록 혹은 쉬어갈 수 있도록 Lookout이라는 전망대(?)들을 많이 설치해 놓았다. 이후에 많은 lookout을 가게 되지만, 그 처음 시작점이 이곳이었다!

 

여기는 Mary Cairncross Park. 뭔진 잘 모르겠으나 유명하더라. 주차장 들어가는 입구부터 칠면조가 멋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난 저런게 너무 좋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사는것. 잘 도망가지도 않는다. 이 얼마나 자유로운가..

 

맛있겠다..

 

잠시 차를 세우고 경치를 감상하는 사람들.. 나는 타지에서 왔으므로 이 나라 경치가 아름답고 경이롭게 느껴지는게 당연하지만, 여기 원래 사는 사람들은 자기 나라니까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자연에 대한 감탄은 계속 보고 느낀다고 지겨워지는게 아니라는 걸 알게되었다.

여기 호주사람들 관광지, 자연 명소 등에 많이 찾아간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ㅋ

 

자 이제 또 다음 장소로 출발해볼까!!

 

다음장소로 가는 길목에 놓인 Racing Queensland.

레이싱을 직접 해볼 수 있는건지 뭔지는 모르겠다. 그냥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얻은 지도에 명소로 찍혀 있어서 들른 것 뿐.

들어가니까 직원들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내생각에 그 레이싱이 그 레이싱이 아니고 말 달리는 경마가 아닌가 싶다. 저~기 보이는 것들은 마굿간이 아닌가 짐작된다.ㅋㅋ

표지판도 말 타고 내리는 곳이라는 내용인걸 보니 맞는듯..; 이나라에서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표지판들을 보게되는데 흥미롭다.

 

여기는 Queensland Air Museum.

비행기 관련 역사가 담긴 곳인데, 유료인데다 안에 슬쩍 들여다봤더니 별것도 없는 듯해서 그냥 다음장소로 이동했다.

가봤다는게 의미있는 것 아니겠나!?!??

 

Pelican Waters.

원래는 해변가로 바로 이동하려 했지만 이동경로상에 또다른 볼거리가 없나 해서 찾다가 발견한 곳.

지명이 펠리칸을 포함하고 있어서 '가면 뭐 펠리칸이라도 있나보지? ㅋㅋ' 하고 장난스러운 생각을 하고 한번 와봤는데 이런, 웬걸!!???

 

펠리칸이다!!!! 우하하하하하하!!!!!!! 진짜 펠리칸이 있을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호주에서 처음보는 펠리컨. 아름다웠다.

실제로 보니 만화속 그림처럼 생겼다.

 

갑자기 어떤 할배가 나타나서 펠리컨 먹이주는 모습.ㅋㅋㅋ

 

평화 그 자체이다..아,, 살고싶다..

 

Golden Beach로 향하는 바로 앞 길목.

 

지가 뭐라도 되는 양, 세상 걱정 혼자 다 하는 듯이, 뒷짐을 진 듯이 혼자 가만히 서서 먼곳을 응시하고 있는 한마리의 펠리칸.

보고 어이없었다;;

 

다음은 Kings Beach.

해변가를 따라 올라가면서 여러 해변에 하나씩 들르는 중이다.

 

할매 할배 커플이 커플룩을 입고 산책을 나왔다.

늙어서도 다정하게 사는 부부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호주이다.

 

Moffat Beach.

그냥 들렀다가 간다.

 

Dicky Beach.

호주에는 해변가나 공원 등에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장소를 설치해놓은 곳이 많다.

 

앉아서 쉴 벤치도 이곳저곳에 적당히 잘 배치해 놓는다.

 

해변가가 비슷비슷하다고 느껴진 나는 주변 쇼핑센터나 둘러보기로 하고(배도 엄청 고팠다..) Kawana Shopping World로 향한다.

Shopping Centre도 아니고 World라니..

들어가 보니, 큰 도시가 아닌 지역인 것 치고는 어느정도 크기가 있는 곳이었다.

 

막 잉햄에서 닭을 다루는 것을 그만두고 시작한 우프였지만, 닭은 언제나 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내가 일했던 DSI파트에서는 KFC에 징거버거 가슴살을 공급했었는데, 한번쯤 이나라에서 징거버거를 맛보고 싶었다. 그러나 너무 비싼가격..

이 세트가 10불이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_-;

 

차에 퀴퀴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 걸 못본체 한지 어언 한달이 넘은지라, 차량 방향제를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특이한게 눈에 띄어서 바로 지른다.

이로부터 한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차에 잘 매달려 있다ㅋㅋ :)

 

 

이리하여 하루에 11곳 명소 방문이라는 아주 보람찬 대장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게되는데..

이것은 정말 차가 없으면 불가능은 물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차를 살 수 있었던 것, 급여가 없는 우프를 할 만큼이나 경제적인 절박함을 별로 느끼지 않았던 상황, 앞으로의 호주일주 계획 등은 모두 잉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오는 대다수가 일단 잉햄을 지원하고 보는구나..라는 생각도 하게되고..

한번 겪어본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지만, 잉햄이나 잉햄 급의 급여(?)를 지급하는 일자리를 구하는데 성공하는 워홀러와 그렇지 못한 워홀러는 1년 혹은 2년의 기간의 질이 달라진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달라도 한참 다를 것이다. 내 자랑은 아니고 정말 느껴지는 바가 그렇다는 것!

 

워킹으로 이 나라에 와서 돈, 영어, 여행 세가지 중에 한가지만 제대로 얻어도 잘한 것이라는데, 나는 세가지를 다 말그대로 제대로 얻을 궁리를 하고있으니, 욕심쟁이가 아닐 수 있겠냐마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우프, 세컨비자, 조금만 힘내자!!

Posted by 태인배